제 목 : 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下
지은이 : 시오노 나나미 지음
출 판 : 한길사, 1판 76쇄 2012년 5월 10일
- 저자
- 시오노 나나미 지음
- 출판사
- 한길사 | 2012-05-10 출간
- 카테고리
- 역사/문화
- 책소개
- 시오노 나나미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서기 20...
제정 로마와 공화국 로마의 갈림길. 그리고 그 이정표인 카이사르. 그를 심층 기술하고 있는 로마인 이야기 4, 5권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선 스타워즈를 떠올려 보자. "힘에 의한 평화와 질서"를 추구하는 시스 일파의 계승자 펠퍼틴이 세운 은하제국은 은하 공화국 말기의 혼란스러운 모습에 비하면 안정된 국가 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비록 힘과 공포에 의한 지배에 의한 어두운 면(노예 제도 등)이 있었음에도 안정적인 면이 있었고 이는 분명 정치(술수이든 어쨌든)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펠퍼틴 개인의 능력에 의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한 능력에 의해 공화국 말기의 의원들은 선뜻 제국의 설립에 표를 던진 것이다.
그 다음은 은하영웅전설이다. 마찬가지로 공화국 말기,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며 종신 집정관을 거쳐 은하 제국의 건국을 선포하고 황제에 등극하는 루돌프 폰 골덴바움을 생각해 보자. 그 후 그는 부패한 관리를 모두 살해하고 가혹할 만큼 엄중한 사법 활동으로 전반적인 사회의 탈선을 바로잡았다. 이 또한 루돌프 폰 골덴바움의 능력으로써 그 또한 탁월한 정치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의 능력에 사람들은 환호했고 그에게 절대적 권력을 허용했다.
이 두 모습은 모두 로마시대 카이사르에 대한 오마쥬이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피곤해 지지만 어쨌든..) 그만큼 몇 천년 전에 살았던 이 사나이는 인류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동서를 가리지 않고 몇 천년 뒤의 사람들은 그의 행적을 차용하여 문화적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게 대단한 인물의 마지막은 암살이었다. 그의 마지막이 암살이었기에 로마 제국이 그 찬란함을 뿜을 수 있었는지, 혹은 그가 초대 황제가 되었더라면 더 찬란했을 로마 제국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화정에서 제국으로의 변모는 분명 흥미로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카이사르는 광대해지는 로마의 영토를 다스리기에는 공화정이라는 제도가 매우 불합리 해보였나보다. 또한 위의 두가지 예와 마찬가지로 기득권 세력들의 여러 불합리한 사회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서 그는 제정을 원했다는 것이다. 이를 카이사르는 급속히 커가는 로마의 내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방책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과연 옳았던 것인가?
스타워즈를 떠올려보자. 스타워즈는 공화정을 답으로 내세운다. 다스베이더는 악이고 루크는 정의다. 제국은 악이고 공화국은 선이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어떤가? 계속해서 끊임없이 양 체제를 비교하며 어느 것이 선이냐고 묻는다. 심지어 공화국은 패배하여 제국의 자치주로 남는 2000년대 세계의 소설로 봤을때는 충격적(?) 결말을 제시한다.
지금 대부분의 세계인의 인식에는 제정이 공화정보다 열등한 형태로 인식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수한 개인이 다스리는 제정이 과연 우매한 집단이 이끄는 공화정보다 열등한 것인가? 개인의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되어 있는데 그 1인이 항상 우수한 인재일 수는 없다는 주장에는 분명 일리가 있으나 반면에 집단이라 하여 반드시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카이사르는 제정을 답으로 내세운다.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고 본다. 그 뒤 이어진 로마의 발전은 그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정사회의 지속에는 전제가 붙는다. 막강 권력을 가진 1인자에 등극하는 사람이 모두 뛰어나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가 악의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점. 두가지 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들이다. 그래서 현재에는 공화정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과연 현대 사회에서 제정은 불가능한 것인가? 내 생각에는 황제가 세습이 아니라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사실상 로마의 황제도 세습은 아니었고 또한 그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촉나라의 유비는 죽어가며 제갈량에게 이렇게 말했다. "유선이 나라를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대가 촉의 황제 자리를 이어 받으시오." 이러한 군주와 로마 같은 사회적 분위기. 이 두가지만 갖춰질 수 있다면 제정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