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2014. 5. 16. 15:05



 

저   자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출판사 : 문예출판사

출   간 : 2008년 4월 20일


저자는 자살로 이른 나이에 죽었다고 한다. 그의 단편 소설을 순서대로 엮은 이 책을 보면서,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어둡고 비관적인 구석이 많아보이는 그의 단편들은 어딘가 모르게 나에게 동류감을 준다.


"코"와 같은 작품의 경우, 코가 크면 커서 컴플렉스로 여기고 작으면 작은대로 변한 모습을 불편해하며 끊임없이 코에 신경을 쓰는 스님과, 마찬가지로 스님의 코가 크면 우스꽝스럽다며 비웃고 작으면 작은대로 비웃는 주위 사람들 이야기이다.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특히 본문에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된 두가지 감정이 있다. 누구라도 타인의 불행을 동정하지만 타인이 불행에서 벗어나면 바라보던 이는 묘하게 섭섭해진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 사람을 다시 불행에 빠뜨리고 싶다는 마음까지도 생긴다." 라는 글귀에 동감한다.


그리고 지옥변이라든지, 남경의 그리스도 같은 작품들도 기억에 남고..


특히 "덤불 속" 같은 경우, 최근의 세월호 사건과 맞물려 많은 생각을 낳게 했다. 이 작품 내에서의 엇갈리는 진술과 그런 진술 속에서 덤불 속에 들어가버린 진실 이야기는 검찰, 언론, SNS, 사고 당사자 등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히고 얽힌 세월호 사건과 꼭 닮았다. 크게 보면 우리 인생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같은 진실을 두고 보는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으며, 본인의 체면이나 입장, 감정에 따라 왜곡 진술을 하기도 하는 극히 인간적인 것이 인생이다. 그 속에서 진실이란 과연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 나는 이 책을 보며 반드시 진실이란 것만이 제 1의 가치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이 책은 언젠가 다시 한번 보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Posted by Alejandro Son